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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City Bus Touring

(2008.7.24~25)서울에서 해남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 (1) (2008.8.7 작성)

 

 작년 8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를 해 보고 난 다음, 다른 루트로 동일한 방법을 통해 한번 더 시도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꾸준히 가져 왔다. 하지만 역시나 직장인이라는 숙명은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주지 못했고, 거의 1년이 지나 회사로부터 여름휴가를 얻어 다시 한 번 그 꿈을 실현해 볼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서울에서 땅끝마을로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로 목표를 삼았다. 부산 가는 것 보다 어쩌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먼저 다녀 온 여러 사람들의 행적이 좋은 참고가 될 듯 했고, 인터넷 및 각 시/군청 홈페이지를 통하여 시내버스 요금 및 시간 정보를 수집한 다음, 드디어 두 번째 시내버스 투어가 시작~!!

 

 대충 루트는 서울→수원→평택→온양→공주→논산→익산→김제→정읍→고창→영광→함평→무안→목포→해남→땅끝마을 순으로 잡았다. 작년 부산행과 비교하였을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의정부가 아닌 서울 사당동에서 출발한다는 것. 덕분에 한시간 정도는 늦게 출발할 수 있었다.


[2008. 7. 23. 목요일]


1st : Restart


서울특별시 관악구, 사당역 (05:48)→경기도 수원시, 고등동사무소 (06:39)

버스노선-777번(경진여객), 운임:1,300원(티머니)


 집(낙성대)에서 사당역까지는 지하철을 탔다. 어쨌든 서울에서 시내버스로 출발만 하면 되니까. 지하철 첫차(05:32)를 타고 한 정거장 거리의 사당역은 금방이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앞으로의 일정을 상당히 불안하게 느끼게끔 했지만 잘 되겠지라는 생각만으로 버스를 기다렸다.

 수원 가는 버스는 도시형 777번과 좌석형 7770번이 있는데, 둘 다 자주 오는 편이다. 최대한 빨리 서울을 벗어나야 했기에 과천의왕고속도로로 질러가는 7770번 버스를 타려 했으나 먼저 온 버스는 777번 버스였다. 비도 오고 해서 일단 777번 버스를 탔다. 777번은 과천, 안양, 의왕시내를 통과하는 노선이지만 아침 일찍이라 별다른 정체 없이 수원까지 금방 도착했다. 수원역까지 가면 여러 버스노선으로 인해 복잡하기 때문에 수원역 전 정거장인 고등동사무소 앞에서 내렸다. 수원에 도착하니 비는 거의 그쳤다.

 


(사당역에서 수원역으로 가는 777번 시내버스. 비가 와서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2nd : 심상치 않은 날씨...


경기도 수원시, 고등동사무소 (06:43)→경기도 평택시, 진위역 (07:20)

버스노선-301번(성우운수), 운임:400원(티머니, 환승할인)


 오산 방면으로 가는 301번 시내버스는 금방 왔다. 버스는 혼잡한 수원역을 지나 병점, 오산을 거쳐 진위역까지 채 40분이 걸리지 않아 나를 내려주었다. 301번은 진위역이 사실상 종점이며 진위역을 지나 하북 견산리 차고지로 들어간다.


 

 

(수원에서 진위역까지 타고 온 301번 시내버스. 안양 범계역에서 진위역까지 운행하는 노선이다)

 

3rd : 폭우 퐈이아~~!!


경기도 평택시, 진위역 (07:23)→경기도 평택시, 평택역 (08:13)

버스노선-2-2번(협진여객), 운임:300원(티머니, 환승할인)


 2번 버스를 타면 평택역까지 가는데 2-2번 버스가 왔다. 붙어 있는 노선도를 보니 평택역으로 간다고 써 있기에 그냥 탔다. 그런데....2-2번은 송탄 시내를 다소 뱅글뱅글 돌아가는 노선이었고,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2번 버스 타고 갈걸 하는 후회가 계속 들었다. 이번 투어는 시간싸움이기 때문에...

 송탄시내에 접어드니 비가 내리붓는다. 폭우 수준이 아니었다. 무서울 정도로 내리는 비는 도시 전체를 잠길 듯한 태세였다. 송탄 시내를 지나 평택역에 도착하니 일부 도로는 발목 위까지 수위가 올라와서 차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래서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들었지만...일단, 평택역에서 내렸다.

 

(진위역에서 평택역으로 가기 위해 탄 2-2번 시내버스. 2번 시내버스를 타도 된다.)


4th : 비는 멈추고..드디어 충청남도로


경기도 평택시, 평택터미널 (08:20)→충청남도 아산시, 온양온천역 (09:30)

버스노선-510번(온양교통), 운임:2,550원(마이비카드)


 평택터미널은 평택역 옆에 있다. 걸어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도 엄청나게 내리는 비로 옷이 덤벙 젖어버렸다. 우산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평택터미널 내에서 출발하는 온양가는 시내버스를 보니 바로 출발하는 버스가 대기중이기에 올라탔다. 아산 영인면 쪽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일단 경기도를 빠져나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다지 많이 도는 것도 아니기에.

 역시, 도 경계를 넘어가는 시내버스라 요금도 비쌌다. 버스는 평택시내를 빠져나와 얼마 지나지 않아 충남경계를 넘었다. 경계를 지나자마자 둔포 시내에 도착했고 둔포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백석포, 영인, 염치읍을 지나 온양온천역 앞에 도착하니 어느덧 9시 30분이었다. 집에서 나온지 4시간이 지나버린 것. 후아...아직까지는 순조롭게 왔다. 충남으로 접어드니 순조로운 여행을 예감하듯 비는 그쳤다.

 

(평택에서 온양시내까지 타고 온 510번 시내버스. 500번대 시내버스를 타면 온양까지 갈 수 있다. 510번 시내버스는 영인면을 경유하느라 다소 도는 노선이다.)

 

5th : 오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유구터미널로 Go Go!


충청남도 아산시, 온양온천역 (09:52)→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유구터미널(10:42)

버스노선-100번(아산여객), 운임:1,700원(마이비카드, 환승할인 1,050원)

 

 유구읍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길을 건너 반대방향 승강장에서 타야 한다. 즉, 온양온천역을 등지고 북쪽 방향으로 가는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유구가는 버스는 한시간에 한 대 꼴로 출발하며 버스시간까지 20분 정도 남았기에 간단히 삼각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이윽고 유구가는 버스에 탑승. 아산시내버스는 환승할인이 되는데 기본요금만큼 할인이 된다.

 버스는 송악면을 지나 시경계를 넘어 50분 정도 달려 유구읍내에 도착했다.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터미널. 색다른 분위기를 보이는 유구터미널.

 

(온양온천역에서 유구읍으로 가는 100번 시내버스. 자주 오는 버스는 아니므로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유구터미널 내 행선지 안내판)

 

(유구터미널 버스시간표)

 

6th : 백제의 고도를 거쳐..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유구터미널(11:10)→충청남도 공주시, 공주시내버스터미널(11:53)

버스노선-11번(시민교통), 운임:1,050원(마이비카드)


 이제 충남의 중심, 공주로 이동한다. 날씨는 아직 잔뜩 흐린 편이지만 비가 안 와서 좋다. 버스는 유구읍내를 한 바퀴 돈 다음 우성면을 거쳐 공주시 서편으로 진입하는 노선으로 운행된다. 공주시내로 접어든지 얼마 되지 않아 공주 시외버스 터미널을 지나는데 자칫 이곳에서 내릴 뻔했다. 기사님께 문의하니 시내버스를 바꿔 타려면 시내에 있는 시내버스 차고지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금강을 건너 시장통에 있는 시내버스 차고지에 내렸다. 과연, 이곳은 공주시내/외로 가는 모든 시내버스가 출발하는 곳이었다. 여기서 내가 탈 버스를 고르면 되는 것.

 

(유구읍에서 공주시내로 이동할 때 탑승했던 11번 시내버스. 종점인 시내버스터미널에서 내려 환승하는 것이 편하다.)

(공주 시내버스 터미널. 공주시내/외로 출발하는 모든 시내버스가 모여 있다.)


 

7th : 계룡산 자락을 끼고 돌다


충청남도 공주시, 공주시내버스터미널(12:10)→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입구(12:48)

버스노선-10번(시민교통), 운임:1,050원(마이비카드)


 여기서는 신원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논산으로 가는 방법과 탄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부여를 거쳐 강경으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 신원사 방향 버스가 접속 시간이 맞는 편이라 신원사로 가는 10번 버스를 타기로 했다. 점심 먹을 새도 없이 바로 버스가 출발하려 한다. 배는 고프지만 논산쯤 가서 허기를 달래야겠다 싶었다.

 이제 공주시내를 벗어난다. 23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는 10번 버스는 신원사 입구까지 약 40분여 걸려 나를 내려다주었다. 절 입구에 식당이라도 있으려나 살펴 보았지만 조그만 슈퍼마켓밖에 없네...여기서 논산가는 버스는 약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슈퍼 출입문에 붙어 있었다. 덕분에 멀리 보이는 계룡산 자락이나 실컷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공주에서 신원사까지  타고 간 10번 시내버스. 신원사에서 논산가는 시내버스 접속이 가능하다.)

 

(신원사 정류장 슈퍼에 붙어 있는 시내버스 시간표. 공주, 논산, 대전방향 노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