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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5.31) 성지순례...聖 Andrea의 향기를 찾아 (충남 당진 솔뫼성지) 지난 주말, 꼭 한번 가 봐야지 생각만 하고 가보지 못했던 솔뫼성지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Andrea께서 태어난 곳. 충남 당진,서산 일대 내포평야는 솔뫼성지를 비롯, 해미읍성, 합덕성당 등등 천주교 성지가 이곳 저곳 분포해 있다. 솔뫼성지를 출발 혹은 경유하는 도보순례 코스도 잘 개발되어 있는 편. 도보순례 또한 해보고 싶지만....나중에 해 봐야겠다. 남부터미널에서 당진 합덕으로 가는 첫 차 (06:38분 발)를 타고 합덕에 도착하니 아침 8시 10분 정도.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도보로 25분 정도 걸리는 솔뫼성지로 이동했다. 솔뫼성지까지 택시를 타면 3분 정도면 가지만, 따뜻한 햇살 아래 시원하게 펼쳐지는 내포평야의 수려한 풍광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었기에... 솔뫼성지는.. 더보기
(2009.5.14) 남해의 고도, 거문도를 가다 모처럼 주중에 쉬는 날을 얻어 가고 싶었던 남해의 고도, 거문도에 처음으로 가 보았다. 거문도는 육지에서도 굉장히 멀리 떨어진 섬이기 때문에, 이전까지의 여행과 비교해 보았을 때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득 안고, 이것 저것 정보들을 검색해 본 다음 거문도로 가는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거문도는 행정구역상으로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에 속하며, 행정구역상으로는 여수지만 육지에서는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에서 가는 것이 더 가깝다. 암튼, 거문도에 가기 위해서는 여수항과 녹동항 중 한 곳에서 출발하면 된다. 그래서 여수항에서 거문도에 들어갔다가 녹동항으로 나오는 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간단한 옷차림으로 갈아 입고 느즈막한 시간에 집을 나서 영등포역으로 갔다. 용.. 더보기
(2009.4.1) 곽재구의 詩, "사평역에서"에 젖어들다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