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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City Bus Touring

(2008.7.24~25)서울에서 해남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 (3) (2008.8.7 작성)

 

[2008년 7월 25일 금요일]  

 

16th : 폭우를 뚫고 다시 출발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고창터미널 (06:40)→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 대산정류장 (07:00)

버스노선-10번(대한고속), 운임:1,400원(현금)


PC방에서 휴식 아닌 휴식을 하고 새벽에 나오니 비가 계속 쏟아진다. 오늘의 일정이 제대로 풀리기 위해서는 빨리 목포까지 가야 하는데, 영광가는 시내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비교적 일찍 출발했다.

고창터미널에 대기중인 10번 시내버스를 타고 대산면 소재지까지 가니 7시. 대산정류장에 들어가서 영광가는 시내버스 시간을 보니 7시 55분에 출발한다고 적혀 있었다. 너무 빨리 도착한 셈. 이럴줄 알았으면 30분 정도는 여유있게 출발해도 될 뻔 했다.

고창에서 출발할 때부터 퍼붓는 비는 대산에서도 그칠 줄 몰랐다. 정류장 안에서 내리붓는 비만 바라볼 수 밖에. 다행히 비가 30분 정도 지나자 그쳐가기 시작했고, 영광으로 떠날 즈음에는 거의 그쳤다. 오늘 여행의 최대 난코스, 날씨. 날씨가 잘 풀릴 모양이다.

 

(고창에서 대산면까지 가는 10번 시내버스.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을 많이 하기도 했다)

 

(대산정류장 전경. 퇴락한 모습이다)

 

(대산정류장 내의 시간표와 행선지 요금표)

17th : 전라남도 입성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 대산정류장 (07:58)→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영광터미널 (08:21)

버스노선-10-2번(대한고속), 운임:1,100원(현금)


예정된 시간에 영광가는 시내버스가 들어왔고, 이윽고 대산정류장을 출발했다. 대산에서 영광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았지만 시내버스의 특성상 시골 마을마을을 경유해갔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돌아갔다. 논두렁 사이의 시골길을 조금 달려 영광읍내까지는 20분 남짓 걸렸다. 터미널은 영광읍내에 접어들고 나서 조금 더 들어가야 나왔다. 생각보다 시가지가 컸던 것 같다.

하여간, 전라남도 땅 까지는 수월하게 왔다.

 

(대산에서 영광까지 가는 10-2번 시내버스. 가까운 길 대신 논두렁길을 택하여 시내버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18th : 군생활의 추억에 잠기며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영광터미널 (08:25)→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문장정류장 (08:45)

버스노선-500번(함평교통), 운임:1,500원(현금)


영광에서 함평으로 가기 위해서는 신광면을 거쳐 가는 방법과 문장을 거쳐 가는 방법이 있다. 신광면을 거쳐 가는 것이 거리상 더 짧다. 영광터미널에 도착하니 문장을 거쳐 광주로 가는 함평교통 500번 시내버스가 대기중이었는데, 곧 출발한다고 한다. 영광터미널도 구경좀 해 보고 신광면 방향 버스 시간도 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없기에 일단 문장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영광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군내버스 시간표를 확인할 수가 없었기에 터미널에서 그 시간표를 확인하려 했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버스는 영광시내를 빠져나와 광주, 장성 방향으로 달린다. 4년 전, 상무대에서 초군반 교육을 받을 때 함평훈련장에서 중소대 전술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그곳 근처를 지나가는 노선이었다. 감회가 무척이나 새로웠다. 신광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방어작전 훈련장 앞으로 지나갈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기도....20분 정도 달려 문장정류장에 도착했다.

 

(영광터미널 전경. 왼편에 보이는 노란 버스가 문장 방향으로 가는 내가 탄 버스.)

 

(영광에서 문장정류장까지 타고 온 500번 시내버스. 같은 번호라도 광주/함평으로 가는 버스가 따로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내가 타고 온 버스는 광주로 가는 500번 시내버스)

 


(문장정류장 전경)

 

(문장에서 함평으로 가기 위해 매표한 승차권)

 

19th : 나비의 고장 함평으로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문장정류장 (09:15)→전라남도 함평군 함평읍, 함평터미널 (09:47)

버스노선-500번(함평교통), 운임 : 1,850원(현금)


문장정류장에 도착하니 함평으로 가는 버스가 방금 전에 출발했다고 한다. 30분 간격으로 있는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 밖에. 함평으로 가는 500번 시내버스는 같은 번호라고 하더라도 광주, 함평, 영광으로 가는 노선이 있기 때문에 행선지를 잘 보고 타야 한다.

문장 정류장에는 광주로 나가려는 사람들로 다소 붐비고 있었다. 함평 가는 사람은 비교적 적은 편이었고.....하루에 3번 있는 서울 가는 금호고속이 한번 지나간 다음 얼마 지나지 않아 함평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30여분 달려 함평읍내에 도착하자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날씨가 많이 도와주는 듯 해서 다행이었다.

 

(문장에서 함평으로 타고 간 500번 시내버스. 이 버스도 500번 번호를 달고 있다. 행선지 주의!!)

 

(함평터미널 전경)

 

(함평터미널 시내버스 노선 및 시간표)

20th : 무안까지 일사천리


전라남도 함평군 함평읍, 함평터미널 (10:10)→전라남도 무안군 무안읍, 무안터미널 (10:35)

버스노선-번호없음(함평군민교통), 운임 : 1,200원(현금)


함평에서 무안가는 버스는 1시간 반~2시간 간격으로 있는데 다행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20분 정도만 기다리면 무안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으니까.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삼각김밥으로 요기를 한 다음, 무안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학교면, 엄다면을 거쳐 금방 무안에 도착했다. 무안은 전남도청이 이전해 오고 공항까지 개항해서 그런지 시골 읍 치고는 비교적 발달되어 있는 듯 보였다. 이제 하늘에 구름도 거의 없어지고, 활짝 갠 날이 나를 반겨주었다.

 

(함평에서 무안으로 가는 시내버스. 이 버스 역시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무안으로 가는 시내버스 매표권)

21st : 목포 입성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읍, 무안우체국 앞 (10:44)→전라남도 목포시, 목포터미널 (11:19)

버스노선-200번(유진교통). 운임: 1,400원 (마이비카드)


무안에 와서야 마이비카드를 충전할 수 있었다. 그동안 충전소가 없어서 계속 현금 승차만 했었는데...어쨌든 오랜만에 카드로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무안에서 목포로 가는 시내버스는 자주 있는 편이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목포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데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목포가는 버스 내에서 계속 졸면서 갔다.

11시 19분, 드디어 목포터미널에 도착했다. 드디어 호남선의 종착지점까지 온 것이다. 잠시 한숨 돌리고 스스로에게 축하를 보낸다. 하지만 아직 미션이 끝나지 않았기에, 다시 한번 신발끈을 조여 매고 마지막까지 달려 보기로 한다.

 

(무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목포방향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우체국이 있는데 이곳에서 목포가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무안시외버스터미널 전경)

 

(무안에서 목포로 가는 200번 좌석버스.무안 우체국 앞에서)

 

(목포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

 

22nd : 가장 비싼 시내버스 요금을 지불하고 도착한 해남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터미널 (12:00)→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해남터미널 (13:32)

버스노선-번호없음(해남교통), 운임: 5,000원 (현금)


목포 터미널은 서울을 비롯, 전국 각지로 가는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가 계속 출발/도착하고 있었다. 물론, 해남가는 버스 시간표 및 운임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타고 가야 할 버스는 해남가는 시내버스. 시내버스 시간표는 찾을 수가 없어서 매표구에 물어보니 12시에 해남가는 시내버스가 출발한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바 그대로였다.

해남가는 버스표를 보여주니 시내버스 말고 시외버스를 타라고 기사님이 이야기하여, 일부러 이 버스를 탄다고 말씀드렸다. 드디어 12시, 버스는 목포터미널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버스 안에 목포-해남 시내버스 시간표가 붙어있기에 한번 찍어봤다.

 

(목포-해남 시내버스 시간표. 버스 내에 게시된 자료)

 

해남가는 시내버스는 5,000원이다. 시내버스 요금과 시외버스 요금이 같기 때문에 시내버스 요금 치고는 굉장히 비싼 요금인 셈이다. 버스는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면서 목포시내를 벗어났고, 하구둑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회전하여 대불산단을 가로질러 통과했다. 금호방조제를 지나 화원면, 남리, 우수영을 거쳐 해남까지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 드디어 땅끝, 해남군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 딱 한 구간만 남았군!

 

(목포에서 해남으로 타고 온 시내버스. 해남터미널 구내에서)

 

(해남터미널 시외버스 시간표)

(마지막 여정의 안내. 버스 매표권)

 

(마지막 여정을 안내해 준 버스. 땅끝마을행 시내버스)

 

23rd, the last : 땅끝, 고독한 도전의 마무리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해남터미널 (13:40)→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땅끝정류장 (14:34)

버스노선-번호없음(해남교통), 운임:3,950원 (현금)


이번 여행 내내 운이 좋은 것 같다. 익산→김제 구간에서 오랜 기다림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버스 시간이 대체로 딱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마지막 구간 해남→땅끝 구간도 얼마 기다리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었으니까.

해남에서 땅끝까지는 40분~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하는데, 50분 남짓 소요되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뿌듯함과 함께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작년에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를 했을 때는 종착지가 부산이라는 대도시였기 때문에 북적북적대는 인파들과 함께 마지막을 장식했었지만, 이번에는 땅끝마을이라는 조그만 마을이 종착지라 작년과 느낌이 많이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오후 2시 34분. 드디어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땅끝마을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 모두 22번 갈아타며 33시간 정도 걸렸다. 이번에도 여러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먼저 가 본 사람들의 발자욱을 따라 갈 수 있어서 성공적으로 미션을 수행할 수 있었다.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땅끝마을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삼각김밥 등으로 때운 것과 달리 근사한 해물된장찌개로. 그야말로 근사한 오찬이었다. ㅋㅋ

 땅끝마을까지 왔으니 땅끝탑도 가 보아야 하는 것이 순서. 3년만에 찾은 땅끝마을은 조금 바뀌어 있었다. 땅끝전망대는 더 이상 힘들여 올라가지 않아도 되었다. 모노레일이 어느새 들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기념삼아 타 보았는데 힘들이지 않고 남쪽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서 관광용으로 괜찮아 보였다. 다만 날씨가 좋았으면 괜찮았을텐데.

 땅끝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온 다음 바로 저 아래에 있는 땅끝탑으로 내려갔다. 땅끝탑을 거쳐 버스정류장으로 돌아 온 시간은 오후 3시 55분. 네시에 출발하는 해남행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둘러 걷고 서둘러 사진을 찍었다.

 오후 네 시, 드디어 미션을 완수하고 다시 복귀하는 길. 이제는 너무나 피곤해서 시내버스를 타지는 못할 것 같다는 기분이 잠시 들었다. 해남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올라간 다음 5시 30분에 출발하는 서울행 마지막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힘들었지만 감개무량한 1박 2일이었다. 다음에는 어떤 미션을 만들어서 수행할까? 서울에서 강릉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를 해 볼까나. 아님 또다른 노선이 있다면, 재밌겠군...

 언젠가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암튼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해남으로 돌아올 때 버스 매표권)

 

(땅끝발 해남행 시외버스. 미션을 달성했으니 올라오는 건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타고 온 금호고속 해남발 서울 센트럴시티행 고속버스. 우등이 아니어서 운임은 19,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