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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City Bus Touring

(2008.10.29.수)서울에서 강릉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 (2008.11.2 작성)

지금까지 서울에서 부산, 땅끝마을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 본 적이 있다.

단숨에 갈 수 있는 편리성을 포기하고 일부러 시내버스만 타고 어렵게 도착한 곳들이라 그만큼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주었던 경험이었다.

두 번의 시내버스 투어가 모두 남쪽으로 향했던 여정이었기 때문에, 강릉을 필두로 동쪽 방향의 시내버스 투어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가져왔던 터,

주중에 하루 휴무가 주어져서 드디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이번 코스는 서울에서 강릉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기.

태백산맥을 넘는 것이라 코스가 잘 안나올 것 같았지만, 먼저 가 본 사람들의 행적들을 찾아보니 가능할 듯 했다.

다만, 부산과 땅끝마을 갈 때 처럼 1박 2일간 시간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타이트하게 움직여야 했지만...

암튼, 이것저것 정보를 수집한 후 드디어 출발~!!

 

1st : Out of Seoul

 

서울특별시 광진구, 강변역 (06:58)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평시외버스터미널 (08:31)

버스노선-2000-1번(금강고속), 운임 : 1,600원(티머니)

 

강변역 출발, 양평행 2000-1번 시내버스는 6시 30분이 첫차이며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첫차를 타야 나중에 시간활용하는데 유리하므로 첫차 시간에 맞추어 강변역에 도착했다.

6시 30분에 정확히 출발할 것으로 믿고 그 시간에 맞춰 갔는데, 버스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6시 30분에 첫차가 출발한 것이 아니라 몇 분 전에 일찍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소 황당했다. 강변역 멀티승강장은 버스 시간에 맞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도착하자 마자 버스가 출발해야만 하는 구조인데, 그것까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실수였다. 결국 다음 버스를 타고 갈 수 밖에....다음 버스도 7시 정각에 출발한 것이 아니라 2분 정도 일찍 출발했다. 뭐, 승강장에서 오래 서 있을 수도 없는 구조니까..

아침 일찍부터 피곤해서 버스를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버스는 1시간 반 남짓 달려 양평터미널 종점에 도착했다.

 

(1st-강변역발 양평터미널 행 2000-1번 시내버스, 강변역 멀티승강장에서)

 

2nd :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평시외버스터미널 (08:45)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터미널 (09:00)

버스노선-번호없음(금강고속), 운임 : 400원 (티머니, 환승할인)

 

양평에서 용문 가는 버스는 수시로 운행된다. 8시 30분에 용문가는 버스가 출발했는데 1분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말았지만, 이 버스는 양평 읍내를 한바퀴 휘감아 돈 뒤 다시 터미널 앞길을 지나 용문으로 가는 버스이기 때문에, 터미널 밖 큰 길 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용문행 버스가 들어왔다. 환승할인이 되어 싸게 갈 수 있다.

15분 정도 달려 용문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 홍천가는 시내버스를 타야 되는데 홍천행 시내버스는 8시 45분에 출발해버렸고, 다음 차는 무려 3시간 후인 11시 45분에 있었다.

강변역에서 첫차를 탔다면 홍천가는 8시 45분 버스를 탈 수 있었을 텐데...처음부터 꼬여버리고 말았구만...

 

어쨌든, 시간이 많이 남아 일단 간단히 아침을 먹고 근처 피씨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2nd-양평발 용문행 시내버스, 용문터미널에서)

(용문터미널 내에 있는 행선지 및 시간표. 다소 조잡해 보인다)

 

3rd : 강원도 경계를 넘어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터미널 (11:45) →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홍천시외버스터미널 (12:35)

버스노선-번호없음(금강고속), 운임 : 3,500원 (현금)

 

긴 기다림 끝에 홍천가는 시내버스에 올랐다. 기사님이 시내버스로 홍천까지 왜 가느냐고 어리둥절하신 모양이다.

승객은 얼마 없었고, 버스는 시골길을 시원하게 달린다.

용두리를 지나 이윽고 강원도 경계를 넘었고, 양덕원 정류장을 지난 다음 12시 35분에 홍천터미널에 도착했다.

용문에서 50분 정도 걸렸군..

버스 시간이 남아 홍천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했다.

 

(3rd-용문발 홍천행 시내버스, 용문터미널에서)

 

4th : So Long...길고 긴 버스노선 원통행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홍천시외버스터미널 (13:35)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원통터미널 (15:21)

버스노선-번호없음(금강고속), 운임 : 5,900원 (현금)

 

홍천에서 원통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엄청나게 긴 노선을 자랑한다. 노선 길이에 걸맞게 운임 또한 5,900원이나 한다. 목포에서 해남 넘어가던 시내버스 운임(5,000원) 보다 더 비싸다.

홍천에서 원통가는 시외버스보다 시내버스 운임이 500원 정도 더 싼 편이다.

매표소 직원이 원통가는 시내버스 티켓을 끊는다고 하자 적잖이 놀라는 듯 하다.

버스표를 회수하는 기사님도 의아하게 쳐다보시고 ㅋ

 

홍천-인제-원통 시내버스는 긴 구간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버스가 자주 있는 편이다. 1시간 30분 간격 정도 되니...시골에서 이정도면 양반이지 뭐..

 

13시 35분, 정시에 버스는 출발했고, 두촌, 신남, 인제를 거쳐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려 원통으로 들어왔다.

도중에 신남에서 길게 정차했는데, 출발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라고..참고로 신남터미널에 14시 30분쯤 도착해서 14시 45분에 출발했다.

 

원통은 거의 2년만에 와봤다. 예전에 펀치볼로 들어가기 위해 들렀었는데...변한 것은 없었다. 역시나 군인들로 가득한 그곳.

 

(4th-홍천발 원통행 시내버스, 홍천터미널에서)

(홍천터미널 내 시내버스 시간표)

 

5th : 태백산맥을 넘으러 Go Go~!!

 

강원도 인제군 북면, 원통터미널 (16:10) →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종점 (16:46)

버스노선-번호없음(금강고속), 운임 : 2,700원 (현금)

 

원통에서 진부령 가는 버스는 1시간~1시간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원통시내 오락실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16시 10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까 홍천에서 타고 온 버스가 행선지만 바꾸고 그대로 운행했다. 기사님도 그대로.

홍천에서 시내버스만 타고 원통까지 온것도 희안한 일인데 진부령까지 가는 표를 내미니 기사님 표정이 더 의구심이 가득찬 표정이다. ㅋ

원통중고등학교 하교시간과 맞물려 학생들이 많이 탔지만, 얼마 가지 않아 많이 내린다.

한계령입구, 남교리, 백담사입구, 용대3거리를 지나 16시 46분에 진부령 정상에 도착했다.

 

내가 타고 온 버스는 서화, 천도리 행선판으로 바꾸고 17시에 출발, 다시 되돌아갔다. 홍천에서 온 버스가 많이도 돌아다니는구만 ㅋ

그러고 보니 서울에서 진부령까지 모두 금강고속 소속 시내버스만 타고 왔군....

 

(5th-원통발 진부령행 시내버스, 원통터미널에서)

(진부령에 도착한 원통발 진부령행 시내버스, 여기서 서화/천도리 행선판으로 바꾸고 돌아갔다)

(원통터미널 내 시내버스 시간표)

 

6th : 동해안 도착~!!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종점 (17:30) →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간성시외버스터미널 (18:01)

버스노선-1번(동해상사), 운임 : 2,600원 (현금)

 

진부령에서 간성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굉장히 뜸하게 있으므로 차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다행히 시간표를 알고 와서 괜찮았지만. 40분 남짓만 기다리면 되었으니...

아침에 양평행 첫차만 탔다면 진부령에서 15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 있었겠지만...뭐, 이미 지나간 일이었으니...

이윽고 저 밑에서부터 힘겹게 동해상사 1-1번 시내버스가 올라왔고, 버스는 알프스스키장쪽을 들렀다가 17시 30분쯤, 진부령 정류장으로 다시 내려왔다. 이제 해가 뉘엇뉘엇 넘어간 상태.

알프스스키장이 있는 흘리에서 17시 25분에 출발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진부령까지 5분 정도 소요되는 모양이다.

버스는 급커브와 급경사를 능숙하게 휘저으며 바다를 향해 내려갔다.

30분 정도 내려와 7번 국도와 만나는 대대검문소에 도착했고, 이윽고 간성 읍내에 도착했다. 드디어 동해안까지 도착했군...시내버스를 생각보다 많이 갈아타지 않고 간성까지 왔다.

 

(6th-진부령발 간성행 1번 시내버스, 진부령정류장에서)

 

7th : 속초를 향해, 시간이 없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간성시외버스터미널 (18:02) →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 (19:00)

버스노선-1-1번(동해상사), 운임 : 2,850원 (현금)

 

동해안 최북단 항구 대진항에서 거진, 간성을 거쳐 속초로 가는 동해상사 시내버스는 10분 간격으로 그 긴 노선에 비해 무척 자주 운행하는 편이다. 다행히 버스가 바로 뒤따라 도착했다.

양양에서 19시 10분에 출발하는 하조대행 시내버스를 타야 되기 때문에 약간 서둘러야 했다. 속초까지 30분 정도 잡고, 속초에서 양양까지는 15분이면 충분하니 얼추 시간이 맞을 듯 싶었다.

하지만, 버스가 속초시내를 통과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오래 잡아먹었다. 앗, 이러면 안되는데...

 

버스는 가진항, 공현진, 송지호를 지나 영랑호,속초시내를 휘휘감아 통과한 뒤 거의 한 시간 걸려 대포항에 나를 내려주었다. 이런, 시간이 없다.

 

(7th-간성발 속초행 1-1번 시내버스, 간성터미널에서)

 

8th : 양양 도착, 그러나..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 (19:05) →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양양시외버스터미널 (19:19)

버스노선-9번(강원여객), 운임 : 1,790원 (현금)

 

속초-양양을 운행하는 9/9-1번 시내버스 또한 10분 간격으로 자주 운행하는 편이다. 대포항에서 3,4분 정도 기다리니 양양가는 노랑도색의 강원여객 9-1번 시내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는 물치, 낙산을 빠른 속도로 지나 14분 만에 양양에 도착했다.

하지만......19시 10분에 예정대로 하조대행 시내버스는 출발해버리고 말았다.

어휴.....아침에 첫차만 탔더라도...여유있게 도착했을텐데....한번 꼬인 일정은 끝까지 꼬여버린다.

 

(8th-속초발 양양행 9번 시내버스, 양양터미널 앞에서)

 

9th : 가까스로 도착한 하조대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양양시외버스터미널 (19:22)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정류장 (19:35)

버스노선-번호없음(동해고속), 운임 : 1,400원 (현금)

 

터미널에 도착해서 하조대행 시내버스에 대해 문의하니 역시, 이미 막차는 떠나버렸다고 한다. 적잖이 낙심하고 온 몸의 힘이 빠져버릴 찰나. 터미널 밖에서 하조대로 가는 완행버스가 출발 대기중인것이 보였다.

시내버스는 아니지만, 동네 정류장을 모두 경유하는 완행버스였기에

어쩔 수 없긴 했지만 스스로를 위안하며 완행버스에 탑승했다.

얼추 시간이 맞아서 양양에서 지체시간 없이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내가 탄 버스는 속초에서 양양을 거쳐 주문진, 강릉까지 운행하는 시외완행버스였고, 손양면을 지나 하조대에 나를 내려주었다.

(9th-양양발 하조대행 동해고속 시외완행버스, 하조대정류장에서)

 

10th : 하조대에서 또다시 꼬여버린 일정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정류장 (20:28) →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종점 (20:46)

버스노선-322번(동진버스), 운임 : 2,040원 (현금)

 

가까스로 하조대에 도착해서 주문진행 시내버스 시간을 확인하니 19시 50분, 20시 30분, 21시...였다. 가깝지만 까다로운 양양-하조대 구간을 지나니 다소 긴장이 풀어진 것 같다.

19시 50분 버스 출발까지 15분 가량 남아서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다 싶었고, 이윽고 강릉 방향에서 내가 타고 갈 322번 버스가 왔다.

하지만, 여기서도 일정이 다소 꼬였다. 아까 양양에서 하조대로 올 때 내렸던 정류장에서 계속 기다렸지만, 뒤늦게 알고 보니 주문진행 시내버스는 길 건너 뒤편에서 타야 되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결국 19시 50분 버스를 빈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놓쳐버리고 말았다.

휴우...오늘 계속 꼬이는구만...

졸지에 40분 정도가 남아 인근 중국집에서 간단히 짜장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다음 버스인 20시 30분 버스를 타고 주문진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20시 30분 버스이지만 버스는 예정보다 3분 정도 일찍 도착했고, 거기서 바로 기다리지 않고 출발하는 바람에 시간 맞춰 나왔다면 이 버스 역시 놓칠 뻔 했다. 앞으로 버스시간보다 5분 정도는 일찍 나와 있는 습관을 길러야겠군...

주문진까지 간다고 하니 기사님은 나만 아니었으면 바로 차고지로 갈 수 있는데 하며 뭣하러 시외버스 안 타고 시내버스를 타냐고 물어본다. 거의 막차시간이니 오늘의 하루 운행을 마치는 버스라서 사람은 없었기에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주문진까지 타는 사람 없이, 내리는 사람 없이 광속으로 버스는 달렸고, 주문진 읍내 도착 전에 있는 버스 차고지에 내렸다.

 

(10th-하조대발 주문진행 322번 시내버스, 하조대정류장에서)

 

11th : 강릉 입성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종점 (20:48) → 강원도 강릉시, 강릉제일고 앞 (21:29)

버스노선-300번(동진버스), 운임 : 1,100원 (현금)

 

도착하자 마자 버스가 출발한다. 용문에서처럼 긴 기다림이 있기도 했지만, 동해안에 와서는 비교적 버스 시간이 딱 딱 맞는 듯.

버스는 주문진 시내를 통과, 강릉시내로 접어든다. 드디어 강릉 도착~~!!

도중에 하조대 갈 때 시내버스를 놓치긴 했지만, 강릉까지 시내버스를 바꿔타고 무사히 도착했다.

1박 2일이 아닌, 하루만에 강행한 일정이라 많이 피곤했지만, 뿌듯했다.

300번 버스는 강릉터미널로 가지 않기 때문에 강릉제일고 앞에서 내린 다음 터미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20분 정도 걸어서 강릉터미널에 도착했다. 이제 집에 가야지..

 

(11th-주문진발 강릉행 300번 시내버스, 강릉제일고앞 정류장에서)

 

The Last : 서울로~!!

 

강릉 → 동서울 시외버스 (22:00 → 00:20), 강원흥업, 운임 : 14,600원

22시가 넘어가기 때문에 이제 심야버스만이 남았다.

강릉터미널은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붙어 있어서 골라 타기 편해 좋다. 강남센트럴시티로 가는 심야고속은 22시 30분, 23시 30분에 있었고, 동서울로 가는 심야고속은 22시에 있었다. 또 고속버스 말고 시외버스 또한 22시, 23시에 동서울행 심야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등이지만 비싼 고속버스 대신 가격이 싼 시외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14,600원이면 많이 싼 편이지...

나까지 6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버스는 순식간에 대관령을 넘어 문막휴게소에 잠시 쉰 다음 서울까지 2시간 30분이 채 안 걸려 도착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아직 지하철 막차가 끊기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무척 피곤한 하루였지만, 무언가 이룬 듯한 느낌.

다음번에는 다른 코스를 찾아 또 다시 도전해 보아야 겠다.

 

(서울로 타고 온 강릉발 동서울행 버스티켓)

 

(타고 온 강릉발 동서울행 강원흥업 시외버스, 강릉터미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