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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영한문화유산답사회

(2009.1.8) 효창공원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다시 보다

쉬는 날,
볼일이 있어서 용산에 갔다가
지나치기만 했지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효창공원에 처음으로 가 보았다.
마침 시간도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던 터라.
(효창공원 정문, 조선시대 때의 유적이라 일반 공원과는 다소 분위기가 달라보인다)

효창공원은 정조의 맏아들이었던 문효세자의 묘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문효세자는 어려서 죽었기 때문에 세자로만 남았고, 정조의 뒤를 이어 즉위한 왕이 후궁 가순궁 박씨의 아들 순조이다. 후궁 소생의 왕, 그것도 어린 순조가 즉위하면서 조선왕조는 외척에 의한 세도정치가 도래하게 된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야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효창공원 좌측 제일 위에 위치한 백범선생님 묘소)

효창공원에 온 목적 중 하나는 바로 백범 선생님을 비롯, 우리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분들의 넋을 바로 옆에서 느끼고 싶어서였다. 효창공원에 들어오자 마자 왼편에 위치한 백범 선생님 묘소를 찾았다.
백범일지를 비롯, 그분에 관련한 서적은 나름 읽어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난 아직 백범 선생님을 잘 모르겠다.
그분의 포부, 기상 등등...내가 쫓아가려면 아직 멀었으니 그럴지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던...)


백범 선생님 묘소에서 나와 바로 아래편에 위치한 3의사 묘소에 올랐다.
3의사란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로
광복 직후 백범 선생님께서 타국땅에 묻힌 그들의 유해를 국내로 운구하여 이렇게 같이 안장하게 되었다.
제일 왼쪽에는 봉분만 있고 비석 등이 없는데, 이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을 경우 모시게 될 가묘라고 한다.
안의사의 유해가 묻혀 있는 유력한 후보지가 지금 아파트 공사로 개발 직전이라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에휴....
하긴, 우리의 위대한 뉴또라이 역사학자들께서 이런것까지 신경쓸까 의심이 간다마는...

효창공원에는 백범, 3의사의 묘소 이외에도 3명의 임정요원들의 묘소가 자리하고 있다(이동녕, 조성환, 차이석). 이동녕 선생님은 백범 선생님과 함께 임정을 이끌다가 독립 직전 머나먼 중경(중국 충칭)에서 눈을 감으셔서 안타까운 분이고. 조성환, 차이석 선생님은 잘은 모르고 있었다가 여기를 방문하고, 그분들의 일대기가 적힌 안내판을 보고 조금이나마 그들의 행적을 느껴볼 수가 있었다.

(임정 3인의 묘소-이동녕,차이석,조성환 선생님)

시간이 어느덧 경과하고
다른 일정이 있어서 짧게나마 효창공원을 둘러 보고 나왔다.
MB의 졸개가 되어 이상한 역사논리로 우리의 독립운동의 정통성을 의심하는 뉴또라이 개색히들이 판치는 지금,
이런 역사의 위기 속에 목숨바쳐 지금까지 우리 뇌리에 남아 오신 분들의 행적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시간이 된 듯 하다.

다시 지하철역으로 내려오며
효창공원역 1번 출구 옆 구석에는 사진과 같이 "이봉창 의사 생가 터"라는 알림판이 위치해 있다.
결국 그는 태어난 곳에서 멀지 않은 양지바른 곳에 묻혔고...
일본, 중국으로 망명생활을 하며, 결국 일본 땅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태어난 그곳에 다시 묻혔으니, 지하에서 웃음을 머금은 채 잠들어 계실 것 같다.
우리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그의 사진에서 보듯, 항상 웃는 얼굴로 말이다.
(이봉창 의사 생가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