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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전라도

(2009.10.28) 살아 숨쉬는 곳, 순천만 기행

순천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다는 곳.
철새들을 비롯 수많은 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생태습지라는 순천만.
드넓은 갈대숲은 Bonus~!!

인근 여수는 돌산도, 향일암, 오동도 등등 해서 수차례 가 보았지만,
순천은 낙안읍성에 가본것 이외에는 그저 지나가는 경유지에 불과했었던 것이 사실.
이전부터 순천만에 가보고 싶었는데, 멀다는 핑계가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바람에 쉽게 가지 못했었다.
드디어 이번에 처음으로 순천만에 가 보았다. 과연...?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입구. 입구에서부터 철새들의 천국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익산에서 14시04분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순천역에 도착하니 16시 20분.
순천역 앞에서 25분에 한 대 꼴로 다니는 순천만행 67번 시내버스를 타고 순천만 입구에 도착하니 17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각이었다.
생각보다 낮이 많이 짧아졌다. 입구에서 갈대밭을 지나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용산전망대까지는 2.3km. 왕복 1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다소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여수 오동도에서 보았던 동백열차와 비슷하게 순천만에서도 관광 열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1,000원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타보지는 못했다.


무진교 라는 다리를 건너면 순천만 갈대숲이 시작된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해질 무렵이라 관광객들이 더 몰린 듯. 사람들의 말씨도 전라도 말씨 뿐만 아니라 경상도 사투리, 서울말 등등 다양했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무진교를 건너 용산전망대로 가는 갈림길 앞에서 드넓은 갈대숲을 보니 사람들의 머리가 조금씩 빼꼼히 보인다. 다들 갈대숲 속에서 나름대로의 작은 추억들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사람 키만한 갈대숲 속에 있으면 하늘만 남고 좌우가 모두 덮여 버린다. 갈대숲 너머로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었다.


최고의 낙조 조망 포인트, 용산전망대는 저 멀리 갈대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1km정도 산을 타야 나온다.


해가 지는 속도가 무섭다. 이러다가 전망대 올라가면 캄캄해질까봐 서둘렀다.


상당히 가파른 등산을 15분 정도 해야 전망대에 닿는다.


사진 속에서 볼 수 있는 뜨거운 낙조를 보기에는 조금 늦어버렸다. 해가 자취를 감추고 수줍은 얼굴의 잔향만이 구름 뒤에서 조금씩 번져 나오고 있었다.


조그만 조각배가 어디론가 거슬러 올라간다. 힘겹지만 보람찬 하루 조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풍족한 광경으로 비춰진다.


용산 전망대의 조망은 역시 듣던대로 최고였다. 드넓은 갈대숲에 흠뻑 취한 뒤, 생각보다 힘든 등산을 마치고 난 다음의 장쾌한 풍경 속의 환희.
시간만 잘 맞춰 갔다면 제대로 된 낙조를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그러한 아쉬움을 상쇄시킬 수 있는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진 속에 나오는 S자 물골은 물빠지는 시간이 맞지 않아 볼 수 없었지만, 다음 번에 다시 왔을 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이런 사진을 기대해 보았지만, 다음을 기약해 볼 수 밖에. 썰물로 순천만 S자 물골이 드러나는 선명한 낙조 속에 조각배가 거슬러 올라오는 요런 풍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