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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영한문화유산답사회

(2009.12.5) 분황사 모전 석탑을 찾아

경주 분황사 모전 석탑을 찾은것은 8년만이다.
대학교 2학년 때 자전거 한 대를 빌려 경주 시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볼 때 갔었더랬지.

다른 경주시내 유적지 입장료보다 다소 비싼 이곳.(1,300원)
더구나 절 경내에는 분황사 모전 석탑 말고 딱히 볼거리도 없다.
하지만 이 탑의 존재 만으로도 분황사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분황사는 대릉원, 첨성대 같은 유적지와 달리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보문단지 가는 천군로 변에 있어서 주변 경관도 시내에서 느낄 수 없는 한적함이 묻어나온다. 경주 팔우정로터리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린다.



분황사 바로 옆에는 사적 6호로 지정된 황룡사터가 자리하고 있다. 드넓은 들판과 함께 황룡사의 규모가 어떠했는지도 궁금한 것이 사실.  지금으로 따지면 서울 명동 한복판에 여의도공원만한 사찰이 자리한 셈이니까.


중국식 전탑의 모습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분황사 모전 석탑은 현재 3층만 남아 있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체감하는 탑의 형태를 보았을 때 원래는 5~6층 석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분황사 모전 석탑이 볼만한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형식의 구조물이기 때문일 터.
정림사지 5층 석탑, 감은사지 3층석탑, 불국사 석가탑 등등 시대가 흐르면서 조탑 변형의 흐름이 조금씩 느껴지는 탑들이 많은 반면에
이처럼 중국식 전탑의 모습을 한 석탑은 이곳 말고는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탑 네 귀퉁이에는 이처럼 돌사자가 한 마리씩 지키고 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도 비슷한게 있었는데...곰이었나? 하여간 미륵사지 석탑에서도 귀퉁이마다 지키고 있는 동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물들이 탑 기단 주위를 지키고 있는 것도 트렌드일듯.


탑의 각 면에는 사리함과 함께 금강역사상들이 조각되어 있다.
세밀한 인왕상들의 묘사 속에서 섬세함이 잔뜩 묻어나온다.


분황사 경내 정경. 그다지 넓지도 않은데다 (지금 보이는 게 전부다) 탑을 빼면 아무것도 없어서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겨울이라 나뭇가지밖에 남지 않은 앞뜰의 고목들도 그런 분위기를 부추기는 편.
예전에 왔을 때는 탑 주변 나무들의 잎사귀가 울창해서 나름 아늑한 분위기였는데.
뭐, 겨울 분황사도 나름 운치가 있어 보인다. 푸른하늘과 함께.


경주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시간만 있다면 시간 구애 안 받고 경주 곳곳을 둘러보고 싶다.
아마, 한달가지고도 부족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