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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강원도

(2006. 11. 19. 일요일)군생활의 흔적을 찾아 나서다.. (2006.11.19 작성)

5만 촉광의 소위 계급장을 달았던 것이 2004년 2월 말....

2년 4개월의 군생활 중, 4개월의 병과학교 기간을 제외하면 2년 남짓 보낸 곳은

우리 나라에서 춥다고 하면 첫번째로 손꼽을 만한 강원도 철원이다.

흔히 이곳은 봄과 가을이 없다고 하지....

덥기는 엄청 덥고, 추위 또한 장난이 아니고....

농담조로 연교차가 100도는 될 것이라고 얘기하곤 했었는데....

(실제로는 70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일요일을 맞아 오랜만에 내가 젊은 열정을 불태웠던 철원 땅에 다녀왔다.

 

의정부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동두천 쪽으로 올라갔다.

원래 철원을 가려면 포천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시간도 많고 두루두루 여러 경치를 감상해 보기 위해서 약간 돌아 가기로 했다.

 

다음 달 15일이면 전철 1호선이 동두천까지 연장된다.

과거에는 미 2사단 앞에 있는 조용한 단층건물 간이역에 불과했던 동두천의 동안역이 전철 개통에 발마추어이렇게 크게 변했다.

아무래도 전철 연장 개통으로 동두천 지역의 지역경제 발전은 가속도가 붙을 터....

 

연천으로 접어들어 초성리역에 도착했다.

지금부터는 전방과 가까워지면서 심심찮게 군부대와 만나게 된다.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의 모습을 보여주는 초성리역

사람들이 북적이는 대형 기차역보다 이런 초라한(?) 간이역이 좋다.

 

초성리역에서 매시 58분에 출발하는 신탄리행 통근열차에 몸을 싣는다.

객차 안에는 신탄리 고대산 등산을 가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평소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40분 정도 달려 종착역인 신탄리역에 도착했다.

국토가 두동강 나버린 현재, 최 북단 기차역으로 존재하는 이곳.

신탄리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만 올라가면 철도 중단점이 나오는데,

주위 환경 분위기에 취해 있으면 "철마는 달리고 싶다" 라는 말이 애처롭게 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시간이야 많다면 철도 중단점에 가서 사진도 찍고 했겠지만, 차시간이 빠듯한 관계로 예전에 찍은 사진으로 갈음한다.

 

 

하루에 몇대 없는 철원 동송가는 시내버스가 역광장에 대기하고 있다.

신탄리역에서 내린 사람들 중 10여명 정도 이 버스를 타고 철원 땅으로 넘어간다.

도 경계를 넘어가는 시내버스는 그리 자주 없기에 다소 색다른 느낌을 준다.

버스는 신탄리역을 출발하여 간첩이 이따금 출몰(?)하던 대마리, 백마고지, 노동당사, 철원읍을 거쳐 철원 제일의 번화가 동송에 나를 내려주었다.

 

 

내가 나온 백골부대의 라이벌(?) 로 철원의 맹주 6사단 청성부대의 보금자리 동송.

백골의 보금자리 와수베가스 와수리보다 훨씬 크다.

 

여기서 다시 문혜리로 가는 시내버스로 갈아 탄 다음, 문혜리에서 지경리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이윽고 지경리에 도착하였다.

소대장 시절, 소대원들과 이런 저런 훈련, 작업 등등으로 땀을 많이 흘리면서 추억 속에 자리한 마을, 지경리.

 

 

배가 고팠기에 지경리의 단골(?) 고향식당에 들어갔다.

고향식당은 중국요리집인데, 짬뽕 맛이 기가 막히다.

전역을 했어도 이곳 짬뽕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소대장 마치고 이곳에 올 일이 없었으니 거의 1년 만에 맛보는 짬뽕이다.

역시 이곳 짬뽕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지경리는 변한 것이 없었다.

대민지원 때문에 자주 갔었던 인삼밭 독채 가옥도 그대로였고

저 멀리 331고지 우리 거점 봉우리도 그대로였다.

예전 거점 도보답사 가던 일이 생각이 난다.

 

지경리에서 토성리를 거쳐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거점 331고지 뒤편으로 넘어가는 해가 아름다웠다.

 

운천을 거쳐 집에 돌아오니 깜깜한 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그래도 예전 추억들을 이렇게 들추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다소 여유가 있을 때 이런 것들도 가능한 일이겠지만.....

 

다음엔 학군사관 후보생 시절 땀으로 범벅이 되었었던 그곳, 성남의 학군교 일대를 찾아 가 보고 싶다.

과연 어떻게 변해 있을지.

그때의 땀내음이 아직도 가득할지, 궁금하다.

 

여행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