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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영한문화유산답사회

(2009.12.5) 경주 감은사터 탐방

경주는 여러 번 와 봤지만 감은사터는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경주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보통 근처에 있는 문무왕릉 정도만 보고 대부분 지나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봤었으니까.

이번 경주行에서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감은사 터에 가 보았다.
물론 경주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는 힘든 점도 많았다. 환승을 할 필요없이 150번 시내버스를 타면 바로 감은사 앞까지 가긴 하지만, 1시간에 1대 꼴로 다니는 버스 배차시간 때문에.
경주시내에서 12시 30분에 출발하는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감은사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내린 시간은 1시 반.
기사님이 다시 경주로 돌아가는 버스가 감은사 앞을 통과하는 시각이 1시 40분경이라고 말씀하셔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았다.

돌아갈 교통편도 생각해야했기에, 여기서 도보로 갈만한 문무왕릉, 이견대 등의 유적지는 가보지 못했다. 다만, 처음으로 감은사에 발을 딛어보았다는 것에 만족할 뿐.


감은사 터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가깝다. 이곳에서 100미터 정도 들어가면 된다. 날씨가 좋아 멀리 동해안 수평선이 아른아른 보일 정도.
감은사는 원래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동해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부왕 문무왕을 기리고자 문무왕릉에서 가까운 이곳에 지은 절이다. 절 이름 또한 부왕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


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탑 두개만이 남았다.


생각보다 탑의 크기가 훨씬 컸다. 불국사 석가탑보다 더 컸으니까.
석가탑의 시원 양식을 보여준다. 모양도 거의 비슷하고.
폐사지에 있는 탑이라 그런지 불국사 석가탑보다는 무언가 야성적인 면이 느껴지기도 한다.


멀리서 지나갈 때만 보았기 때문에 탑의 규모를 느끼지 못했었지만...7.5미터라고 했었나? 가까이에서 보니 굉장히 컸다.


감은사 서탑, 동탑 사이에는 이처럼 법당이 있었던 건물 터가 남아있다.
많이 소개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법당 터는 특이하게도 바닥이 뻥 뚫려 있는, 배수 시설 흔적이 남아 있다.
<삼국유사>에도 나와 있듯이 문무왕은 죽어서도 나라 걱정으로 인해 동해의 용으로 환생했고, 아들이 지어준 감은사 아래로 자꾸 들락날락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로 그런 구조가 발견된 것이다.

익산 미륵사지 설화 이야기를 끄집어내자면,
미륵사 창건 시 지명법사에 의해 미륵사지 앞마당에 있던 연못이 한순간 메워지고 그 위에 절이 지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로 토질 조사를 해 보니 과거에 습지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감은사 법당 터와 익산 미륵사지 토질 조사와 같이 이처럼 설화와 사실 관계는 척척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런 것들이 역사를 공부하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서탑과 동탑만이 덩그러니 남은 감은사 터. 그리고 법당 주춧돌들.


문무왕릉이 잘 보이는 곳에 정자를 짓고 신문왕이 부왕을 추모했다고 하는 이견대까지는 약 700미터 떨어져 있고, 감은사터에서 충분히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지만,
한시간마다 배차되는 경주로 가는 시내버스가 멀리서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빨리도 오는 야속한 버스.
역시, 경주여행은 대중교통으로 다니기에 무리가 많다.
역시 자가용이 있어야 해. 아니면 경주시내만을 중심으로 도보여행&자전거일주가 제맛이다.

언제나 가면 갈수록 새로운 경주. 멀지만 또 오게 될 것 같다. 조만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