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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영한산악회

(2010.4.15.) 삼동치 트래킹 (영월→내덕→삼동치→금정→서벽→춘양)

강원도 영월에서 경상북도 봉화 춘양면으로 넘어가는 옛날 998번 지방도로 삼동치 트래킹.
첩첩산중이라 대중교통도 불편해서 여간 접근하기가 힘든 곳이다.
봉화가 고향이라고 하더라도 춘양 너머 금정,우구치리 쪽은 많이 가보지 않아서 낯선 것 또한 사실이지만, 예전부터 한번 넘어보고 싶었던 삼동치 트래킹을 시간을 내어 도전해 보았다.


삼동치 트래킹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에서 출발한다. 귀보(2번지점)까지는 약한 오르막이 펼쳐지지만, 귀보를 지나면 유턴하듯 큰 커브로 방향전환을 하며 경사도 있는 임도를 지나게 된다. 도경계를 지나 우구치리 금정마을까지 계속 임도를 따라 가는 코스이다.


강남터미널에서 영월가는 첫차를 타고 다시 영월에서 상동,태백으로 넘어가는 시외버스로 갈아탄 다음, 내덕삼거리에 내린 시각은 오전 11시. 이제 삼동치를 향한 첫번째 발걸음을 할 때다. 봉화방향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숯가마 공장, 도로공사 현장사무소, 봉덕암 입구를 거쳐 삼동치 초입까지 가는 길은 일반적인 2차선 도로이다. 경사도도 그리 크지 않아 엠피3 노래를 들으며 가볍게 걸어갈 수 있었다.


귀보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20분. 내덕삼거리를 출발한지 1시간 20분 지났다. 여기까지 거리는 약 5킬로미터 정도. 지도상에서는 2번 지점이며 크게 유턴하듯이 방향전환이 되고 가파른 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윽고 포장도로가 끝나고 임도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런 좁고 험한 길로 과거 30년 전에는 시외버스가 다녔다고 한다. 경북여객(현 경북고속), 국신여객(현재는 없음)에서 영월에서 대구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이길을 통해 운영했다고 하는데...도무지 버스가 다닌 길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험하고 높은 길로 남아있다.


임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니 드디어 삼동치 정상이 보인다. 고랭지 채소 농장이 하나둘씩 보이고 정상 근처에 왔음을 실감한다.


드디어 삼동치 정상. 강원도와 경상북도 경계점에 도착했다. 13시 20분. 내덕삼거리에서 2시간 20분이 걸렸다. 귀보에서는 한시간 걸린 셈. 해발고도 약 800미터 남짓 되는 이곳.
족히 몇십년은 되어 보이는 도경계 표지판도 이채롭지만, 대로가 아닌 이런 임도에도 도경계 표지판이 있다는 것이 색다른 풍경이었다.


정상의 고랭지 채소밭 주변에는 적막했다. 경상북도로 넘어와서 도경계를 뒤로 한 채 다시 춘양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가야 할 금정마을이 8km가 남았군...아직 한참 남았다. 이런 표지판도 상당히 오랜만이군. 현재 998번 지방도는 준국도 88호선으로 변경되어 삼동치가 아닌 영월 내리 방향으로 새로 개통되었기 때문에 이 도로는 그냥 이렇게 묻힐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우구치리 서쪽 방향으로 나아가는 갈림길(노른가리재)를 지나 왼편으로 방향을 전환한 다음 상금정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엄청 높이 올라왔구만...--;; 날씨도 좋고 공기도 맑다.


절벽 아래 아슬아슬하게 길을 만들어 산을 넘는다.


아까 귀보를 지날때 처럼 급격한 커브를 그리며 방향전환을 하며 내려간다. 지도상에서는 5번 지점이다..


산길을 휘감아 내려와 드디어 상금정마을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15시 15분. 삼동치 정상에서 2시간이 채 안걸렸다. 엄청 빨리 내려온 셈.
폐교된 지 15년 정도 지난 금정초등학교는 을씨년스럽게 폐허로 변해있었고, 마을에서도 인기척을 느끼기 힘들었다.
과거에는 남한 최고의 금 캐는 광산이었던 이곳. 색시집까지 있었다고 하니 뭐.
과거의 영화는 어디로 갔을까?


봉화에서 이곳 상금정마을까지는 아침과 저녁에 한번씩 버스가 두 번 들어온다. 버스가 회차하는 곳은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폐가들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옛날 표지판이긴 하지만....길을 제대로 찾아서 가는 것 같아서 안심이다.


상금정마을을 출발, 우구치계곡을 따라 하금정 버스정류장까지 도착했다. 16시 15분. 상금정마을을 출발한지 40분.


삼동치 정상에서부터 시작한 상금정길은 이곳 하금정 삼거리에서 춘양로와 합류한다. 여기서부터는 춘양로를 따라 도래기재를 넘어 서벽으로 넘어간다.


오늘 트래킹의 마지막 오르막 도래기재를 넘는다. 약 35분 정도 걸렸다.
도래기재는 춘양 서벽리와 우구치리 사이에 있는 고개이며 백두대간의 일부이기 때문에 많은 등산객들이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다. 백두대간을 통과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사진에서처럼 생태이동통로를 만들어두었다.


도래기재 바로 아래에는 조그마한 쉼터가 있는데 쉼터 뒤편으로는 지금은 이용하지 않는 굴이 있다. 금정굴이라는 터널로, 일제시대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 굴을 통해 강원도 상동에서 봉화 춘양까지 이동했다고 하는데, 금정굴 위로 도래기재가 개통되면서 폐쇄되었다고 한다.


도래기재를 넘어 서벽리에 도착하니 오후 여섯 시가 다 되어 간다. 도래기재에서 서벽리까지는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체력도 점점 떨어지고, 발도 아프고 하니 시간이 좀더 걸리더군...사람도 차도 별로 없어서 평소에 흥얼거리기 좋아하는 이노래 저노래들을 목청껏 부르면서 내려왔다.


오늘의 트래킹을 마친 기념으로 캔맥주와 새우깡을 기분좋게 즐기며..


금정마을로 들어가는 하루에 두번밖에 없는 버스. 서벽리에서 춘양까지 이 버스를 타고 온 다음, 춘양역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를 기다렸다. 춘양역에서 영주역까지, 다시 영주역에서 청량리역까지 기차를 타고 오며 피곤한 몸을 추스려본다.

일반 등산과 달리 제대로 된 트래킹을 해 보았다. 가보고 싶은 곳이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의미있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