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한투어_국내여행/영한산악회

(2011.6.18) 영암 월출산 산행 (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미왕재→도갑사)

전라남도 영암에 위치한 월출산.

해발고도는 809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나주평야에 홀로 우뚝 솟은 산이라 강원도 등지에서 흔히 보이는 산의 모습이 아니라 언젠가는 한번 꼭 가 봐야지 하는 산이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기에 얼마나 아름다운지 궁금하기도 했고.

요 며칠 등산에 열을 올리면서 이번 기회에 천황봉 꼭대기에 발자욱을 새기고 와서 의미있었던 산행.


금요일. 퇴근 후 제법 과도한 술자리 이후 떠난 여행이었다. 밤 1시 30분발 광주행 심야우등고속버스를 타고 4시 40분에 광주 도착/ 광주발 4시 50분발 영암행 시외버스를 타고 영암터미널에 도착하니 오전 6시 쯤이 되었다. 오늘의 들머리 천황사행 시내버스는 영암터미널 첫차가 아침 7시 10분이기에 시간이 조금 남았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여차저차 시간을 보낸 다음 천황사로 이동, 드디어 벼르고 벼렀던 월출산 산행을 시작했다.


천황사 입구에서 본 월출산. 고도가 높지는 않아도 시작 지점의 고도가 높지 않아서 그런지 만만한 산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전날 과도한 음주로 힘들었지만, 오늘 산행으로 알콜을 땀과 함께 빼버리고자 다짐하고 출발.


월출산 탐방로 곳곳에는 다양한 기암괴석이 많이 분포하고 있었다. 거북이 모양과 흡사한 거북바위를 지나면서....천황사 입구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나갈 수 있다.


본격적인 등산로로 접어드는 천황사 입구. 여기서 두 갈래 길로 갈라지는데, 계곡길 보다는 능선길이 좋다고 판단. 좌측 능선길로 방향을 옮겼다.


천황사 입구에서 한시간 남짓 걸려 구름다리에 도착했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월출산을 대표하는 명물로서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최고의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등산 구간이다. 봉화의 청량산에도 이와 비슷한 하늘다리가 있고, 논산과 완주의 경계에 있는 대둔산에도 이러한 구름다리가 있어서 가본 기억이 난다.


구름다리를 지나면 천황봉으로 올라가면서 급격히 고도가 높아진다.


전형적인 암산(巖山)의 모습을 보이는 월출산. 바위들의 모습도 멀리서 바라보면 멋진 모습들이었다. 제멋대로 솟은 듯 하지만 아늑한 광경들.


더운 산행에서는 시원한 맥주가 제맛. 요즘들어 괜히 오비 골든 라거 맥주가 꽂힌다.


천황봉 정상 입구에 있는 통천문. 통천문을 지나면 정상에 거의 다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리산에도 천왕봉 정상 직전에 이름도 같은 통천문이 있어 정상 근처에 왔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로 삼을 수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해발고도 1,000m도 넘게 차이남에도 불구하고 월출산과 지리산은 비슷한 점이 많다. 최고봉의 이름도 천황봉/천왕봉, 정상 근처의 통천문의 존재 등....오히려 훨씬 규모가 작은 월출산의 명칭이 더 높은 것이 아이러니....지리산은 고작 왕(王) 이지만, 월출산은 황제(皇)이니까...


정상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 반 정도 걸려 천황봉 정상에 도착. 인증샷 하나 박고 휴식 후 도갑사 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천황봉에서 도갑사로 가는 구간은 내리막이다. 이처럼 급격한 내리막 코스도 있었고...지리산 천왕봉-세석평전 구간처럼 천황봉-도갑사 종주코스 구간은 다양한 기암괴석과 장쾌한 풍광들을 볼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이었다.


돼지를 닮았다고 하여 돼지바위라고 하던데, 멀리서 보니 그럴듯했다.


오옷...디테일이 굉장하더군. 월출산 팸플릿에도 등장하는 남근바위도 지나고...


멀리서 보면 큰바위 얼굴 같이 생긴 구정봉의 장군바위도 지나니 종주 코스도 금방이었다.


이윽고, 도갑사로 내려가기 직전에 위치한 미왕재에 도착. 이곳도 민둥산 정상 처럼 억새밭으로 둘러싸인 공간이었다. 여기서는 도갑사로 내려가는 길만 개방되어 있었고, 다른 구간은 억새밭을 보존하기 위한 통제구간이었다.


멀리 월출산 천황봉을 위시한 산줄기들을 배경삼아.


50분 정도 내려오니 도갑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신라시대 고찰이라 이것 저것 볼거리가 많았던 도갑사. 산사임에도 규모가 제법 컸다. 우이동 도선사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었던 도선국사와 관련된 유적도 있었고. 도선국사비각 앞에서...

 


대웅전과 석탑도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었고,

 

 

 

고려시대부터 존재한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라 국보로 지정된 도갑사 해탈문을 지나니 정문으로 빠져나오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도갑사에서 큰길가로 나오니 점심때도 한참 지나고...피곤해 죽는 줄 알았다. 20여분에 한 대씩 오는 버스 기다리는 것도 굉장히 힘들더군....

 

 

영암 터미널 근처에서 육개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서울에 도착하니 저녁 8시 반....힘들었지만, 남도의 명산, 월출산에 흔적을 남기고 오니 감개 무량했다. 큰 산은 아니었지만 지루하지 않았던 산행...과연 큰 산이었다.
이번엔 혼자 왔지만, 다음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오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들었던 이번 산행. 굿~@!!

-산행 간단 요약

01:30 서울발 광주행 심야우등고속버스 탑승, 출발
04:40 광주종합터미널 도착
04:50 광주발 영암행 시외버스 탑승, 출발
06:00 영암터미널 도착
07:10 영암발 천황사행 군내버스 탑승, 출발
07:18 천황사 입구 버스정류장 하차
07:30 천황사 입구 출발, 등산 시작
07:50 천황사지 도착
08:28 구름다리 도착
08:45 구름다리 출발
10:13 통천문 도착
10:20 천황봉 도착
11:15 천황봉 출발
11:35 돼지바위 도착
11:43 남근바위 도착
11:53 장군바위 도착
12:04 구정봉 도착
12:44 미왕재 도착
13:40 도갑사 도착
14:50 도갑사 입구까지 도보, 영암행 군내버스 탑승
15:03 영암터미널 도착
16:05 영암발 서울행 고속버스 탑승, 출발
20:20 서울 센트럴시티 터미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