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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제여행/아시아_일본

(2012.2.25-2.28_일본 북규슈Tour)2/26_나가사키 Touring

아무 계획 없이 온 북규슈 여행이지만, 그래도 굵직한 틀은 세워야 수월한 여행이 될 터.
그래서 3박 4일간의 일정 중 첫날은 후쿠오카 도착하느라 아무 일정이 없었고,
둘째 날은 나가사키, 셋째 날은 구마모토와 벳푸, 넷째 날은 귀국하는 것으로 큰 계획을 세웠다.

본고장의 짬뽕은 어떤 맛일까 궁금했었던 나가사키로 출발!


짧은 일정이기에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왔다. 숙소에서 후쿠오카 하카타 역 까지는 도보 15분+JR 로컬전철 8분, 도합 25분 정도 걸리는 편. JR패스가 있어서 교통비는 니시테츠 철도처럼 사철을 제외하고는 무료다.
아침 7시 17분에 출발하는 나가사키행 "카메모" 열차(무궁화호 처럼 등급 이름)에 몸을 실었다.
작은 도시락과 맥주 1캔으로 아침을 시작.


일본인 특유의 기쿠바리(きくばり)인가. 좌석마다 티켓을 넣을 수 있는 조그만 주머니가 있길래 찍어보았다. 승무원들은 검표하는데 일일이 보여달라고 하지 않아도 여기다가 표를 꽂아두면 알아서 검표하고 지나간다.


약 2시간 남짓 걸려 나가사키에 도착. 나가사키는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전차 교통이 발달했다. 요금은 구간에 상관 없이 130엔. 나가사키의 주요 관광지는 전차 노선이 거의 모두 커버하는 편.


처음 찾아간 곳은 나가사키역에서 전차를 타고 10여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스와 신사. 일본의 전통 종교인 신토 사찰이라고 한다. 저마다 박수를 짝짝 치면서 기도를 올리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생경하게 다가왔다.


우리도 그렇지만 일본 또한 종교가 기복신앙으로서의 기능이 큰 듯. 절의 기와불사처럼 이곳에서도 얼마 돈을 내면 소원을 적어서 걸 수 있다. 입시성공을 기원하는 문구도 많았고, "전국대회출장"이라고 쓴 것을 보니 슬램덩크도 떠오른다. 또한 원폭 역사가 있어서 그런지 "세계평화"를 바라는 것들도 많았고. 도시 전체가 "평화"라는 문구가 이곳 저곳 많이 보인 편이었다.


서울 청계천과 비슷한 나가사키 시내의 소하천. 백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안경다리를 지나면,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이 나오는데, 유명하다고 하는 "카이라쿠엔" 식당에 들어가서 본토 나가사키 짬뽕을 맛보았다.
요즘은 꼬꼬면, 기스면 등등 해서 하얀 국물의 인스턴트 라면이 인기이고, 그것을 통해 나가사키 짬뽕을 처음 접해보았지만,
이곳에서 먹어본 본토 나가사키 짬뽕 맛은 역시나였다. 이름값 그대로.
육수맛이 기가 막히다. 


나가사키는 일본 서쪽 끝에 위치했기 때문에 옛날부터 서양인들이 가장 먼저 내딛었던 지역이라고 한다. 도시 곳곳에는 포르투갈인과 네덜란드 인들의 흔적이 있는데, 과거 네덜란드 인들이 살던 지역인 "데지마"에는 몇백년 전의 서양인 거주지의 모습이 몇 차례의 복원 등을 거쳐 보전되고 있었다.


다시 전차를 타고 나가사키 시내 북쪽 방향으로 가면, 평화 공원이 나온다. 차이나타운에서 전차로 약 15분 정도 걸렸다.
나가사키 시 북쪽 지구인 우라카미 지역은 두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역인데, 일본 곳곳에서 보내 온 조화와 종이학 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폭탄을 맞을 짓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굉장히 많은 애꿎은 사람들의 죽음은 다른 문제긴 하다.

나가사키 시내는 전체적으로 평온한 분위기가 온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平和", "PEACE", "(한글로)평화" 등등 단어들이 도시 곳곳에서 유난히 많이 보이는 것도 지난 역사가 이야기해 주는 결과물이겠지만 말이다.

화려한 후쿠오카와 달리 나가사키의 모습은 조용함 속에서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곳 같다. 물론 짬뽕 맛이 좋아서 그런 건 아니다. 서울에서도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을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