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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영한산악회

(2011.6.4) 지리산 산행(중산리→순두류→법계사→천왕봉→장터목→세석→백무동)

지리산.
작년에는 당일 종주라는. 말도 안되는 도전을 했다가 물먹은 적도 있었는데...
모처럼, 거의 4년만에 천왕봉에 올라갔다 왔다. 물론 이번에도 무박 2일 당일산행으로.
생각보다 무릎이 많이 아프네...살도 많이 탔고.

하지만, 날씨도 쾌청했고 여러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산행의 첫번째 이유는 새로 장만한 등산바지와 등산화의 신고식이었긴 하지만..


이번 코스는 중산리 출발 천왕봉 경유 백무동 코스이다. 거꾸로는 두 번 가 봤지만, 중산리 출발은 이번이 처음. 그래서 중산리 하산 후 진주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를 타고 상경했었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서울에서 진주로 먼저 이동하였다. 00시 10분 출발 오늘의 진주행 마지막 심야버스를 타고.


아직 깜깜한 새벽 4시 경에 진주에 도착, 한시간 남짓 피씨방에서 잠깐 뒤척이다가 중산리 가는 06시 10분 첫차를 타고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갔다.


진주발 중산리행 시외버스에서 내린 시각은 7시 13분. 심호흡을 하고 올라가 본다. 사실 시외버스 기사님이 2차선 꼬불꼬불 도로에서 거의 100킬로의 속도로 달려온지라 이거 등산하기 전에 죽는거 아닌가 하는 긴장을 하면서 오긴 했지만.


저 멀리 천왕봉 자락이 보인다. 거목산장 옆으로 해서 중산리 초입으로 이동 시작.


5분쯤 걸으니 지리산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입구 표지판이 반긴다.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도착. 여기서 법계사까지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되지만, 이번에는 순두류 경상남도 자연학습원 입구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법계사에서는 셔틀버스를 수시로 운행하고 있는데, 이걸 타면 조금이나마 산행 거리를 단축할 수 있다. 물론, 법계사 셔틀버스를 타고 가도 법계사까지는 1시간 반 정도 등산은 해야만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힘든 구간은 각오해야 한다.


아침 8시, 드디어 신발끈 고쳐 매고 지리산 속으로 go~!!


한시간 남짓, 조금 빨리 걸었더니 예상보다 30분 정도 일찍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했다. 법계사는 로타리대피소 바로 위에 위치.


법계사 일주문 앞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법계사 경내를 잠깐 구경하러 올라갔다. 예전에 이쪽으로 하산했을 때는 피곤하기도 해서 법계사 안에는 들어가보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기에.


법계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 몇 개 없는 적멸보궁(부처님 진신사리 봉안)이 있는 곳이다. 아마 저 3층석탑에 사리가 있었다고 했었나? 그래서 적멸보궁 안에 가면 불상이 없다. 예전에 양산 통도사에 갔을 때에도 불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절밥을 먹고 싶었지만 시간이 안 맞아서 pass.

 


법계사에서 천왕봉까지는 2킬로미터. 근데 이 구간이 레알 어려운 구간이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코에 오르막길이 자꾸 걸리는 듯 경사는 최고였다.


마지막 오르막 구간, 저기만 극복하면 천왕봉이다. 제일 힘들었던 구간이었다.


11시 10분. 3시간 10분 만에 천왕봉 도착. 생각보다 빨리 올라오긴 했다. 정상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그동안 흘린 땀도 깨끗이 식었고, 사람 또한 인산인해였다. 사진 찍는데 5분 이상 걸렸으니...(줄서서 찍었다)


천왕봉에서 30분간 머물다가 장터목 쪽으로 방향을 바꿔 이동.
천왕봉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중봉 및 대원사 능선이 조망되었다. 저쪽으로도 언젠가 한번 가 봐야 하는데.....다음을 기약하며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석봉과 천왕봉 사이의 통천문을 지나고,



제석봉의 고사목 군락지와 함께 드넓은 산세를 조망하면서....


천왕봉 출발 50여분 만에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점심때라 그런지 맛있는 냄새들과 함께 사람들로 북적였다.

 

 

 맛있는 냄새를 뒤로 하고 홀로 김밥으로 초라한 점심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이것도 꿀맛이었다.

 


장터목에서 세석대피소까지 3.4km 구간은 지리산 종주 코스 가운데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구간이다.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봉우리들을 조망하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지루한 감도 날려버릴 수 있고. 적당히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기 때문에 쉬어가기에도 좋다.

 

 

드디어 세석대피소에 도착. 마음같아서는 직진해서 지리산 종주에도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과 함께 이제 하산해야 할 때. 남들 다 쉬는데 일요일 출근만 아니었어도 어떻게 해 봤을지도.....


이제 백무동으로 하산. 여기서 6.5km.
예전에 이 길로 올라왔을 때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때는 야간산행이라서 더 힘들었던...


백무동 하산길은 계곡과 나란히 가는 길이라 사진처럼 너덜지대를 급경사로 내려가는 구간이다. 진짜 지랄맞은 구간이다. 다치기 십상인 이 길....내려가는데도 한참 걸렸다. 이 길로 올라왔던 것을 생각하니...휴우..


백무동 코스는 컴컴할 때 야간산행만 해 봐서 풍경을 구경하면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폭포도 여럿 있고, 물 소리도 맑아서 경치는 만점. 마치 설악산 대청봉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과 흡사했다.


세석에서 오후 세시 경에 출발하여 두 시간 40분 만에 백무동 까지 내려왔다. 오후 6시, 동서울행 마지막 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거의 쉬지 않고 달려온 셈.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 보다 더 힘들었던 느낌...다행히 버스시간에 맞춰서 내려올 수 있었다.

 


 

백무동발 동서울행 함양지리산고속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밤 22시......만신창이 상태로 돌아왔지만, 좋은 산행이었다. 그동안 머릿속을 맴돌던 여러 번민들도 홀로 걸으면서 되새길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고...

아직도 여독 때문에 힘들어 죽겠지만, 또 다른 산행을 하고 싶은 생각도 계속 든다. 또 다른 산행 플랜을 생각해보련다.

 

 

<산행 간단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