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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투어_국내여행/영한산악회

(2011.6.12) 정선 민둥산 산행&정선 5일장 Going (민둥산역→민둥산→화암약수→정선읍)

얼마 전에 꽤나 비싼 값을 치르고 등산바지와 등산화를 구입한 이후, 매주 시간이 허락하는 한 등산을 하면서 운동도 하고 이곳저곳 여행도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그 결과 지리산 천왕봉도 올랐고, 전부터 가보고 싶던 정선 민둥산에도 올라갔다 왔다.

마침, 2일과 7일에 있는 정선 5일장 날짜와도 겹쳐, 제대로 된 시골 장터의 느낌도 제대로 느껴보고 왔고...

민둥산은 정선군 남부, 정선읍과 사북읍 사이에 위치한 해발 1,119m의 높은 산으로 정상부에는 억새들로 둘러쌓인 풍광이 제법 괜찮은 산이다. 정상에는 억새를 제외한 어떠한 나무들도 구경하기 힘들어서 민둥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 하다. 사진으로만 보고 이번에 처음으로 가 보았는데....올라가는 동안에는 힘들고 지루했지만, 정상에서의 장쾌한 풍광은 역시 최고였다고 해도 좋을 듯.


목적지가 강원도 정선이기에, 버스가 아닌 기차를 타고 목적지로 출발. 청량리역 출발 아침 7시 무궁화호 열차를 타기 위해 집에서 제법 서둘렀다. 역시 기차여행의 백미는 캔맥주와 화이네후랑크 쏘세지. 세시간 반의 기차여행이 전혀 무료하지 않은 동반자다.


과거에는 "증산역" 이었지만, 민둥산 억새밭이 유명해지면서 기차역 이름도 "민둥산역"으로 바뀌었다. 오늘도 청량리발 강릉행 영동선 열차를 타고 민둥산역에 도착, 등산을 시작했다. 아침 7시 기차는 민둥산역에 10시 40분쯤 날 내려주었고, 민둥산역에서 등산로 초입 증산초등학교까지 1km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 11시 15분 경 부터 등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


증산초등학교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급경사와 완경사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누군가 급경사 이정표 옆에 "욜로 가면 덜고생"이라고 적어놨더군.....어느 길로 가던 힘든 건 마찬가지다. 난 완경사 길을 선택.


얼마 오르지 않아 민둥산 역 주변 증산 읍내가 시원스레 조망되었다.


등산로는 울창한 나무들로 둘러쌓여 시원했지만, 제법 경사도 있고 높은 나무들로 인해 조망 또한 잘 되지 않아 정상까지는 다소 지루하기도...


증산초등학교를 출발해서 한시간 남짓 오르자 이윽고 저 멀리 민둥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정상 주변에는 나무가 없이 억새로만 둘러쌓인 멋진 광경이었다. 이런 시원한 모습을 보려고 이 고생을 하고 달려온 셈. 마치 "국민 바탕화면" 인 윈도우 바탕화면의 한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일요일이지만 이른 시각이라 등산객들은 별로 없었다. 다행히 경주에서 오신 친절한 산꾼님의 도움을 받아 정상 인증샷을 남길 수 있었다. 시원한 캔맥주와 함께.


12시 40분 쯤 정상에 도착, 약 20분 정도 휴식 후 1시경 부터 화암약수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화암약수까지는 약 8km..제법 먼 거리지만, 내리막이라 천천히 가면 괜찮을 듯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 발걸음을 옮겼다. 물을 실수로 사가지고 가지 않아 어서 내려가서 시원한 약수에 목을 축이기를 기대하면서. 하산길에서 본 민둥산 정상 또한 시원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약 두시간 남짓 하산하여 도착한 화암약수. 철분이 많이 함유된 약수라서 사이다 같이 칼칼한 맛이 느껴지는 특이한 맛을 보여주었다. 목이 많이 타서 몇 사발이고 벌컥벌컥 들이킨 듯. 시원했다.

 


화암약수를 나와 이제 정선읍으로 이동....

 


정선 5일장은 과연 활기찬 모습만으로도 굉장히 재밌는 광경이었다. 엿 파는 좌판에서는 즉석에서 민요 메들리 무대가 끊임없이 진행되었고, 정겹게 흥정하는 모습들도 이곳저곳에서 많이 보였다. 전국적으로도 많이 알려져서 그런지 외지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동해로 넘어가는 시내버스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기에 빨리 장터를 돌아보고,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도록 장터 안에서 정선의 명물 "콧등치기국수"를 시켰다. 메밀로 면을 만들고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얼핏 보면 물냉면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는 시원한 면. 한그릇 들이키는데 긴 시간이 걸린 건 아니었지만,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정선읍에서 임계를 거쳐 백복령을 넘는 시내버스를 타고 동해에 도착, 동해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11시가 훌쩍 넘었다. 나름 고생했지만, 민둥산의 장쾌한 풍광과 가보고 싶었던 정선 5일장도 느껴보니 하루가 알차게 지나간 듯. 여유 있을 때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기를 다짐하면서, 또다른 계획을 세워본다.